일본 퇴거비용과 원상복구, 어디까지 세입자 부담일까?
일본에서 집을 구할 때 다들 들어올 때 드는 돈(초기비용) 은 열심히 알아봅니다. 그런데 정작 나갈 때 드는 돈(퇴거비용) 은 모르고 있다가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6년 초, 일본 SNS에서 한 사례가 화제가 됐습니다. 월세 6만 8천 엔(약 65만 원)짜리 집에서 4년을 살고 나가는데 퇴거비용으로 74만 엔(약 710만 원) 이 청구된 것입니다. 작성자는 담배도 안 피우고 반려동물도 없었습니다. 집을 크게 망가뜨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문틀부터 화재경보기, 옷장 안 벽지까지 사실상 집 전체를 새로 고치는 비용이 청구됐습니다.
이런 고액 청구는 일본에 사는 한국인도 종종 겪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퇴거 시 원상복구"라는 말 앞에서 그냥 돈을 냅니다. 하지만 '원상복구 = 전부 세입자 책임'이라는 건 오해입니다. 이 글에서 어디까지가 세입자 부담인지 정리하겠습니다.
퇴거비용이란
퇴거할 때는 보통 보증금인 시키킹(敷金・しききん) 에서 원상복구비와 청소비를 빼고 돌려받습니다. 빠지는 금액이 시키킹보다 크면 오히려 추가로 청구됩니다.
여기서 핵심 단어가 원상복구(原状回復・げんじょうかいふく) 입니다. 빌린 상태로 되돌린다는 뜻인데, 많은 사람이 이걸 "새것처럼 되돌려 놓아야 한다"로 오해합니다. 그게 아닙니다.
핵심 원칙: 자연스러운 노후는 세입자 책임이 아니다
일본 국토교통성(国土交通省)의 원상복구 가이드라인과 민법은 분명히 정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는 노후(경년열화)와, 보통으로 살아도 생기는 흠집·오염(통상손모)은 세입자가 부담할 필요가 없습니다.이건 집주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애초에 월세 안에 포함된 개념으로 봅니다.
세입자가 내지 않아도 되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 햇빛 때문에 변색된 벽지나 바닥
- 가구를 놓아서 생긴 바닥의 눌린 자국
- 달력·포스터 등을 걸기 위한 작은 압정·핀 자국 (단, 큰 못·나사 구멍처럼 보수 범위가 커지는 손상은 세입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 냉장고·TV 뒤쪽 벽의 검게 그을린 전기 자국
- 일반적으로 생활하면서 생기는 작은 기스
즉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들은 원칙적으로 세입자 책임이 아닙니다.
그럼 세입자가 내는 건 무엇인가
반대로, 세입자의 고의·과실이나 관리 소홀로 생긴 손상은 세입자 부담입니다.
- 담배 진과 냄새로 인한 벽지 변색·교체 (담배를 안 피웠다면 해당 없음)
- 결로를 방치해서 생긴 곰팡이 (환기를 안 하거나 알리지 않은 경우)
- 반려동물이 낸 흠집이나 냄새
- 음료 등을 흘리고 닦지 않아 생긴 얼룩, 청소를 안 해서 눌어붙은 기름때
- 선반 설치 등으로 벽에 낸 큰 나사·못 구멍
- 누수나 고장을 알리지 않고 방치해서 생긴 부식·확대 손상
정리하면 "살면서 자연스럽게"는 집주인, "내 잘못이나 방치로"는 세입자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청소비(하우스클리닝)는 어떻게 되나
청소비는 조금 다릅니다. 계약서에 청소비 특약이 따로 적혀 있는 경우가 많은데, 금액이 명시되어 있고 합리적이라면 세입자가 부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 원룸·1K 기준으로는 2만~5만 엔대가 흔하고, 넓이·오염 상태·에어컨 청소 포함 여부에 따라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 전에 "퇴거 시 청소비가 얼마인지, 특약으로 정해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퇴거비가 과하게 청구됐을 때 대응법
견적이 이상하게 높다면, 그냥 내지 말고 이렇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 항목별 명세를 요구하세요. "주방, 거실, 침실" 같이 공간만 적힌 두루뭉술한 견적은 무엇을 고치는 비용인지 따져 물어야 합니다.
- 가이드라인 기준으로 따지세요. "이건 통상손모·경년열화 아닌가요?"라고 국토교통성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물으면 됩니다.
- 경과 연수(감가상각)를 요구하세요. 벽지 같은 내장재는 경과 연수에 따라 가치가 줄어듭니다. 크로스(벽지)는 보통 6년 정도를 기준으로 잔존가치가 거의 없어지는 방식으로 계산되므로, 4년 거주 후 새 벽지 전액을 그대로 청구하는 것은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 같은 항목이 중복 청구되지 않았는지 보세요. 청소비 특약이 있는데 별도의 청소비가 또 들어가 있거나, 같은 벽지 교체 비용이 여러 항목에 나뉘어 들어간 경우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 협의가 안 되면 전문가·소비자센터에 상담하세요. 혼자 감당하지 말고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앞서 나온 710만 원 청구 사례도, 가이드라인 기준을 정리해 집주인 측에 제시하자 청구액이 약 79% 줄었습니다.알고 대응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다만 실제 부담 범위는 계약서 특약, 손상 상태, 입주 기간, 관리회사와의 협의에 따라 달라집니다. 금액이 크고 협의가 어렵다면 거주 지역의 소비생활센터(消費生活センター・しょうひせいかつセンター)나 전문가에게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들어갈 때부터 준비하면 손해를 줄인다
퇴거비 분쟁은 입주할 때부터 대비하면 훨씬 유리합니다.
- 입주 시 기존 흠집·오염을 날짜와 함께 사진으로 찍어두세요. 원래 있던 손상까지 뒤집어쓰지 않으려면 증거가 필요합니다.
- 사는 동안 누수·고장이 생기면 즉시 집주인이나 관리회사에 알리고 기록을 남기세요. 방치하면 그 손상이 세입자 책임이 됩니다. 연락한 내용(메일·메시지)을 보관해두면 좋습니다.
- 결로가 잘 생기는 집은 환기를 신경 쓰고, 퇴거 전에는 직접 대청소를 해두세요.
- 계약 전에 시키킹과 청소비 특약 조건을 확인해두세요.
정리
- "원상복구 = 전부 세입자 책임"은 오해입니다. 자연스러운 노후(경년열화·통상손모)는 집주인 몫입니다.
- 세입자가 내는 건 고의·과실·방치로 생긴 손상입니다.
- 과한 청구가 오면 항목별 명세를 받고, 가이드라인과 경과 연수를 근거로 협의하세요.
- 입주할 때 사진을 찍고, 사는 동안 문제는 즉시 알리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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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거 정산은 결국 집주인·관리회사와의 협의입니다. 그래서 입주 후 관리회사가 대응을 합리적으로 하는 곳인지가 중요한데, 이런 건 사진이나 광고로는 알기 어렵습니다. 살래는 일본에 사는 한국인들이 실제로 살아본 사람들의 동네·건물 후기를 함께 확인하고, 집을 구할 때 덜 헤매도록 돕는 커뮤니티입니다.